일상

리스본 식사로그-1

모로몽 2023. 7. 16. 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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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갈 리스본에 다녀왔다.
오고 가는 시간을 합하면 열흘을 타지에서 보냈다.
덕분에 돌아오고 나니 7월이 순삭.

자그마하지만 유서깊은 도시에서
잘 쉬고, 잘 먹고 돌아왔다.


그 유명한
파스테이스 드 벨렝
에그타르트의 역사가 시작된 곳.
에타는 당연히 너무 맛있었고,
궁금해서 시켜본 치킨 파이와 소세지 페스츄리
특히 소세지 페스츄리!!
내가 지금껏 먹은건 페스츄리가 아님을 깨달았다.
포장하지 않고 먹은 건 정말 잘한 일.


에타의 도시라 그런지
어느 곳에나 에그타르트가 있다.
집집마다 특색이 있는데 이 집은 계피 맛이 튄다.
호텔 근처라 종종 갔는데, 이름이…..;


빼놓을 수 없는 호텔 조식.
리스본에서 호텔은 두 군데에 묵었는데,
첫번째인 페스타나 팰리스.

사실 호텔에서 조식을 챙겨먹어 본 유래가 없는데
금번 여행은 시차 때문인지… 강제 아침형 인간이 됨.
덕분에 7시반에 조식을 먹으러 가는 부지런한 한국인이 되었다.
조식 퀄리티 준수했고, 특히 에그타르트는 진국.
먹어본 에타 탑쓰리.


Solar Dos Nunes
미슐랭 원스타
대구 구이와 마늘 소스 안심스테이크.
다 맛있었는데, 확실히 직관적인 짠 맛이 강했다.
특히 대구는 염도가 심히 높아서 약간 힘들었다.
스테이크는 마늘향도 은은하고
소스도 달지않고 맛있어서
한국인이라면 호불호 없이 좋아할 듯.
대구만큼은 아니었지만 상당히 간간했다.

내가 밥을 이렇게 좋아했었나..
쌀 이즈 체고..
오뚜기밥 없었으면 난 이미 주것다..

Crafty Corner
크래프트 비어집.
리스본 대성당 근처에 있는데, 살짝 외지다.
뭐가 베스트인지 모르겠어서 직원에게 추천받음.

갈릭 브레드와 문어샐러드다.
항구 도시라 해산물 요리가 발달했고, 맛도 좋다.
내가 생각한 형태의 샐러드는 아니었는데
문어 샐러드 시키면
다들 저렇게 올리브유에 야채와 버무려서 주더라.
우리나라는 쫄깃한 식감을 좋아하는 것과 달리
유럽쪽은 부드러운 식감을 확실하게 살린다.
이곳 역시 문어는 식감이 살살 녹는다 싶을만큼
부드럽고, 단맛도 좋다. 술도둑!
(갈릭브래드 맛없없)


O’Lutodor
무려 두번이나 간…!!
가격도 합리적이고 일단 존맛.
구글 평점에서 극과극의 후기라 꽤 고민했는데
도전해보길 너무 잘한 식당.
리스본에서 보기 힘든 아시안들에게 매우 친절했다.

첫날은 정어리구이와 스테이크.
두번째는 귀족도미 일명 도라데.

포르투갈에 가서 정어리를 먹지않는 건
한국에서 김치를 먹지 않는 것과 같다길래
정어리는 빼놓지 않았는데, 너무 맛있었다.

나는 내륙 사람이라 사실 정어리를 스시집 말고는
이렇게 구워먹을 일도 없고 낯익은 생선도 아니다.
그럼에도 가시를 바르는 일이 번잡스럽지도 않고,
고기파인 내가 함께 시킨 스테이크도 잊고
먹는데 전념할 정도도 인상깊게 맛있었다.

두번째의 귀족도미는
사실 약간 눈탱이 맞은거 같긴하지만ㅋㅋㅎㅋㅎㅋㅎ
마지막 날이라고 하니 그렇담 이거 꼭 먹어야한다길래
속는셈치고 시켜봤는데, 진짜 놓쳤다면 후회할 뻔.
대충 찾아보니 지중해의 왕자 ㅋㅎㅋ 라고..
맛은 차치하고도 국내에서 볼 수 없는
어종을 맛 본 것으로도 좋은 경험이라 생각한다.


——————————————————
13년만에 찾아 간 유럽에서
문득 오래간 잊고 지내던
스무살, 파리로 떠나던 내가 떠올랐다.
그때와 같은 출발의 설렘은 덜했지만
그래도 그날의 나와 오늘의 내가
그다지 바뀐 것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오늘의 나는 그날의 나보다
다행히도 내적으로도, 외적으로도
한 발자국 내디뎠음을 느낀다.

패기와 치기 또는 용기 있던 그날들은
크진 않지만 나름의 것을 일구고,
또한 지켜야할 것들을 품어가는
오늘의 나로 이끌어 주었다.

10년 후의 어느 날
내일의 나는 오늘의 나를
떠올리며 어떤 생각을 할까.
오늘의 내가 모여 만들 내일의 나는
오늘을 추억할 여정을 어디에서 꾸리고 있을까.

코로나 이후로 괌, 도쿄, 방콕에 이은
네번째의 바다 건넌 여행의 끝.
부지런히 추억의 매개들을 엮어나가 보자🙃
시간은 참으로 빠르니까.

1편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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