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먹일기 #26

모로몽 2024. 3. 17. 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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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떠보니 3월 중순.
하순도 머지 않은 17일이다.
시간이 이렇게 빨라도 되는건가 싶을 정도로
지나치게 속도감 있는 전개다.
예전엔 하루는 길고, 한달은 짧은 느낌이었는데
이제 하루마저 짧음…ㅎ;


지랄맞은 김리칸의 심신 안정을 위한 아이템 도착.
펠리웨이 디퓨저 타입과 질켄.
모두 보조제 역할이라
사실 뭐..드라마틱한 효과를 기대하는건 아니다.
아니긴한데….. 부디 약간이나마 도움이 되길..
제바르..


신메뉴가 나왔다해서 시켜봄.
명란 알리오 였는데, 그냥 예상 가능한 맛.
맛이 없던건 아니었지만 재주문은 안할듯.


나도 먹어본 우불식당 즉석우동.
개인적으로 굵은 면를 그리 좋아하지 않아서
우동 역시 즐겨먹는 음식은 아닌데,
이건 면이 마치 중면처럼 얇아서 면부터 호감.
맛도 호감. 다대기 소스로 맵기 조절 가능.
다음번엔 어묵을 조금 썰어 넣으면 화룡점정일듯.

번외로 메밀전병도 맛있었음.
엄빠가 공급해줬는데, 신세계에서 샀다고 했던가..
사러가야하나 봄…

오가며 보기만 했던 동네 밥집.
찾아보니 후기가 상당히 좋아서
기대를 안고 방문했으나 그냥 그럭저럭 밥집이었다.
내가 너무 큰 기대를 한 탓일까?
한끼 가볍게 먹긴 좋은 집 같긴한데.. 조금 아쉬웠다.


엄빠한테 회도 잘 얻어먹었다.
참치를 별로 안좋아하는 냥반들
참치를 꺼내와서 ㅋㅋㅋㅋㅋ 뭔가했는데
신세계에서 업어왔다며…

더불어,
비빔면에 세꼬시 얹어먹으니 맛이 참 좋더이다.


성심당 테라스키친 드디어 방문.
양질의 돈까스였다.
씹을 때마다 적절하게 퍼지는 지방맛 좋았고,
튀김 옷도 두껍지 않고 적절했다.

치즈오븐스파게티… 되살아난 나의 추억의 맛.
나는 어릴 때부터 치즈오븐스파게티를 무척 좋아했다.
그래서 뇌리에 박힌
유년의 치즈오븐스파게티 맛이 있는데
나는 그동안 그것이 피자헛이라고 믿고 있었다.
근데 저날 그게 성심당일지도 모른단 생각이 들었다.
테라스키친인진 모르겠지만 그때도 성심당에서
운영하는 식당이 있었는데, 그게 거의 20년 전 이상임.
ㅋㅋㅎㅎㅋㅎ;;

어릴적, 성심당이 지역의 조금 큰 빵집이던 시절엔
우리 동네에도 성심당 지점이 있었고,
고등학교 땐 학교 매점에도 성심당 빵이 있었다.
그때 맘모스빵에 꽂혀서 1일 1맘모스 했었음.
고1까진 매점이 학교 직영으로 운영되어서
나름 양품인 성심당 빵을 들여놓은 것.
당연히 타학교 매점처럼 다양한 간식거리가 없어서
우리도 이제 성심당 그만 먹고
냉동 햄버거 전자렌지 돌려먹고 싶다고
애들 원성이 자자했었다 ㅎㅎ
그땐 몰랐지… 성심당이 이렇게 될 거라곤…

뭐 덕분에 타지사람 만나면 라떼는 말이야
성심당이 말이야! 라고 풀 썰이 많이지긴 했다.

오랜만에 친구들 만나 뼈찜 때림.
토피넛 아이스크림도 때림.


하핳 이러나저러나 비벼먹는게 최고다.


새 이불 덮은 고영놈.
이러면 이래서 걱정, 저러면 저래서 걱정이다.
일단 다가오는 새로운 병원에서의 검진은
유혈사태와 불미스러운 일 없이……
무사히 지나가길 바랄 뿐이다.



봄이 되니 추억이 여기저기에 방울방울 맺힌다.
인스타에 우연히 뜨는
2015년 돌아보기 따위의 영상을 보노라면
문득, 동여 맨 어제들이 떠오른다.
여전히 선연한 기억인데,
상당한 시간이 지났단 사실에 소름돋는 요즘이다.

어쩌면 인간은 정말로,
추억을 먹고 사는 존재일지도 모른단 생각을 한다.
그런 의미에서 맘모스 빵에 빠져있던
고1의 나에게 말해주고 싶다.
중요했던 무엇들보다 공기와 같던 일상들이
세월의 힘을 이겨내고 추억의 복판에 있다고.
시간에 바래질 것들에 너무 애쓰지 말라고.
너의 자산은 켜켜이 쌓여진 오늘들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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